전후 현대미술의 거장, 게오르그 바젤리츠 별세 - 바젤리츠에 대해 꼭 알아야 할 사실 5가지
1 | 폐허에서 태어난 화가
바젤리츠의 본명은 한스 게오르그 케른. 1938년, 나치 치하 독일의 작은 마을 도이치바젤리츠에서 태어났습니다. 일곱 살이던 1945년, 그는 드레스덴이 연합군의 폭격으로 불타는 광경을 목격합니다. 훗날 그는 당시의 상황을 이렇게 회고해요.
나는 무너진 질서, 무너진 풍경, 무너진 민족, 무너진 사회 속에서 태어났다.
그 기억은 평생 그의 화면에 남았습니다. 일그러진 몸, 폐허의 풍경, 쓰러진 깃발. 그의 그림이 낯설고 불편하게 느껴
진다면, 그건 어쩌면 그 시대의 감각이 고스란히 전해지기 때문일지도 모릅니다.
2 | 첫 개인전에서 작품을 압수당하다
1963년 베를린에서 연 첫 개인전은 전설이 됐습니다. 당시 세계 미술의 주류는 추상이었어요. 폴록의 흩뿌린 물감, 로스코의 색면이 '진보적 미술'로 통하던 시절. 바젤리츠는 반대로 뒤틀린 형상의 구상화를 그렸습니다.
결과는 충격적이었죠. 독일 당국은 전시된 작품 중 두 점을 외설 혐의로 압수했습니다. 관람객들은 충격받았지만, 미술계는 그의 이름을 기억하기 시작했어요. 독일 표현주의의 오랜 전통, 즉 화가의 내면을 거친 색채와 일그러진 형태로 쏟아내는 방식을 바젤리츠가 다시 무대 위로 끌어올렸기 때문이었죠.
3 | '영웅' 연작: 이기지 못한 자들의 초상
1965년 제작된 '영웅' 연작은 그의 대표작으로 꼽힙니다. 폐허 위에 어정쩡하게 서 있는 거인, 너덜거리는 군복, 멍한 표정, 발치에 쓰러진 깃발.
승자의 초상이 아닙니다. 제2차 세계대전의 계보를 잊고 싶어 하던 독일 사회를 향해 '당신들이 무슨 일을 저질렀는지 보라'고 말하는 그림이었죠. 미술 비평가 조나단 존스는 그가 "인간의 쇠락을 마주하며 그 안에서 기묘한 아름다움을 발견한다"라고 표현했어요.
4 | 왜 거꾸로 그렸을까?
바젤리츠의 시그니처, 뒤집어진 그림. 1969년부터 시작된 이 방식엔 명확한 의도가 있었습니다. 사람을 그린 그림이 똑바로 걸려 있으면, 사람들은 쓱 보고 '아, 사람이네' 하고 지나쳐요. 하지만 거꾸로 걸리면 무엇을 그렸는지 바로 파악이 안 됩니다. 그러면 '무엇을 그렸나' 뿐 아니라 '어떻게 그렸나', 즉 화가가 고른 색과 붓질에도 시선이 머물게 되죠. 그림의 주제가 아니라 그림 자체를 보게 하여, 회화의 본질을 다시 묻는 시도였습니다.
말년에도 그는 붓을 놓지 않았습니다. 거동이 불편해진 뒤에도 매일 화실로 나갔다고 해요. 메트로폴리탄미술관, 퐁피두센터, 모건 라이브러리 등에서 잇따라 대규모 전시를 열었고, 프랑스 정부는 레지옹 도뇌르 훈장을 수여했습니다. 그리고 그가 세상을 떠난 올해, 국내에서도 하반기 대규모 회고전이 예정되어 있다고 해요. 생전 마지막 신작 시리즈는 그가 떠난 직후인 5월 6일부터 이탈리아 베네치아에서 공개되고요. 미니멀리즘과 개념미술이 지배하던 시대, 거친 붓질과 강렬한 색채로 '그린다는 행위'를 고집스럽게 되살려온 그의 작품을 직접 마주하고 싶어집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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