블루칩 작가 탐구 vol.9 쿠사마 야요이 Kusama Yayoi - 자기 소멸로 완성된 세계
빨간 꽃무늬 식탁보의 잔상이 둥근 물방울무늬가 되어 시야를 지배했다.
쿠사마 야요이의 예술은 어린 시절의 이 체험에서 출발합니다.
그리고 그 물방울무늬는 더 이상 캔버스에만 머물지 않습니다. 방 전체를, 도시의 쇼윈도를, 관객의 몸과 시선을, 끝내는 '무한'이라는 감각까지 삼켜버리죠. 수많은 전시와 럭셔리 브랜드와의 협업, 그녀의 작품은 미술시장에서 가장 강력한 블루칩으로 거래됩니다. 오늘은 쿠사마 야요이의 생애와 작품 세계를 소개합니다.
쿠사마 야요이의 생애 - 뉴욕, 귀환, 그리고 삶을 지키는 작업
쿠사마 야요이(b. 1929)는 교토시립예술대학에서 회화를 전공, 1950년대 초 첫 개인전을 열며 본격적인 활동을 시작했습니다. 1958년 경에는 뉴욕으로 건너가 1970년대 초까지 뉴욕을 중심으로 작업하며 국제 무대의 언어를 익혔죠. 이후 일본으로 돌아와 본인의 선택으로 정신 병동에 장기 거주하며 작업을 지속해 왔습니다.
작품세계- 점(Polka Dot)은 장식이 아니라 '현상'이다
쿠사마의 작업을 관통하는 핵심은 '반복'입니다. 동일한 문양이 증식되고 확산되며 그 과잉된 색채가 시야를 압도하죠. 관객을 단숨에 작품 속으로 끌어들여 감상을 체험으로 전환시킵니다. 이 반복은 단순한 스타일이 아니라 작가가 스스로를 다루는 방식이자 세계를 인식하는 방법이라는 점에서 더욱 특별해요. 쿠사마 본인이 어린 시절 겪은 환각 경험에서 비롯된 강박이 예술로 승화된 것이기 때문이죠.
대표작 ❶ 호박 Pumpkin
쿠사마의 호박은 대중에게 가장 널리 알려진 상징이죠. 특히 야외에 설치된 호박은 나오시마를 대표하는 이미지로 자리했고, 누구라도 이 점박이 호박을 보면 쿠사마를 떠올릴 만큼 강력한 아이덴티티입니다.
부유한 가정에서 자랐지만 가족으로부터 정신적, 신체적 학대를 받고 전쟁에 대한 불안감으로 불안정한 어린 시절을 보냈던 쿠사마에게 호박은, 넉넉함과 순수함을 지닌 자연을 의미합니다.
대표작 ❷ 무한의 방 Infinity mirror room
쿠사마의 무한의 방은 거울, 빛, 반사 구조로 관객에게 끝없는 무한의 감각을 선사합니다. 이때 관객은 작품을 '감상'하는 존재가 아닌 작품을 완성하는 하나의 요소가 됩니다. 쿠사마가 동시대 어떤 작가보다 대중에게 강하게 각인되는 이유도 여기에 있습니다. 직접 작품 안에 들어가 보는 경험은 관객 저마다에게 특별한 감각을 열어주기 때문이죠.
블루칩 그 이상의 가치
쿠사마 야요이는 동시대 미술이 대중과 만나는 방식을 바꾸어놓았습니다. 시장 데이터 측면에서도 쿠사마는 꾸준히 거래되는 강력한 블루칩으로 평가되는데요, 주요 경매에서 쿠사마의 작품 연간 총 거래액은 늘 최상위권에 자리하며, 2025년 기준 경매 누적 판매액이 가장 높은 여성 작가로 그 존재감이 강조되기도 합니다.
쿠사마의 예술은 가볍지 않습니다. 불안, 환영, 강박, 그리고 자신의 존재가 잠식당하는 감각에서 출발했기 때문입니다. 그러나 아이러니하게도 그녀의 호박은 사랑스럽고, 무한한 물방울무늬와 그 색채는 마냥 어둡지 않습니다. 고통을 어둡게 남겨두거나 숨기지 않고 반복과 색채로 변환해, 누구나 들어가 볼 수 있는 세계로 만드는 것. 오늘날 쿠사마가 전 세계 대중을 사로잡은 이유일 것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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