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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금, 이 아트 🎨

단색화 4인방 ❹ 하종현, 캔버스 뒤에서 시작된 회화

단색화 거장 하종현은 왜 캔버스 뒤에서 물감을 밀어냈을까요? 배압법과 마대의 의미부터 대표작 ‘접합’, ‘이후 접합’까지 작품을 이해하는 다섯 가지 이야기를 소개해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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와이펀드
Oct 20, 2026
단색화 4인방 ❹ 하종현, 캔버스 뒤에서 시작된 회화
Contents
① 하종현은 캔버스 뒤에서 그림을 시작했어요② 거친 마대도 그림의 재료가 될 수 있었어요③ 대표작 ‘접합’은 재료가 만나는 과정을 보여줘요④ 단색화의 거장은 밝은 색도 실험했어요⑤ 하종현의 작품 앞에서는 보는 거리도 바꿔보세요

그림을 그리려면 반드시 캔버스 앞에 서야 할까요?

하종현은 그 당연한 생각을 뒤집었어요. 성긴 천의 뒤에서 물감을 밀어 넣어, 앞면으로 나오게 했죠.

멀리서 보면 차분한 단색 화면이지만, 가까이 다가가면 천 사이를 비집고 나온 물감이 보입니다. 그의 그림을 이해하는 실마리는 색이나 모양보다 ‘물감이 어떻게 여기까지 왔을까?’라는 질문에 있어요.

‘단색화 4인방’ 마지막 편에서는 하종현의 작품을 이해하는 다섯 가지 이야기를 소개합니다.


① 하종현은 캔버스 뒤에서 그림을 시작했어요

출처: 중앙선데이

하종현을 대표하는 기법은 배압법(背押法)이에요. 올이 성긴 마포 뒷면에 유화 물감을 바르고, 힘을 가해 앞쪽으로 밀어내는 방식이죠.

물감은 천의 작은 틈을 통과하면서 저마다 다른 모습으로 솟아올라요. 작가는 이렇게 나온 물감을 밀거나 다듬으며 화면을 만들어갑니다.

붓으로 원하는 모양을 그리는 일과는 출발부터 달라요. 손이 가하는 힘과 천의 짜임, 물감의 성질이 함께 그림의 모습을 결정하는 거예요.


② 거친 마대도 그림의 재료가 될 수 있었어요

하종현은 처음부터 단색화만 작업한 작가는 아니에요. 1960~70년대에는 철조망과 신문지 등 일상에서 발견한 재료로 실험적인 작품을 만들었어요.

그중 마대는 전쟁 이후 구호물자를 담는 데 쓰이던 익숙한 재료였죠. 매끈한 회화용 캔버스와 달리 표면이 거칠고, 실 사이에는 틈이 있었어요.

하종현은 이 틈을 작업에 활용했어요. 물감이 통과할 수 있는 성긴 짜임이 자신만의 회화 기법을 만드는 바탕이 된 셈입니다.


③ 대표작 ‘접합’은 재료가 만나는 과정을 보여줘요

Conjunction 97-030(1997), Oil on and pushed from back of hemp cloth, 180x120cm [출처:중앙일보] https://www.joongang.co.kr/article/16797552

1970년대에 시작된 〈접합(Conjunction)〉은 하종현의 대표 연작이에요. 작품을 볼 때는 제목 그대로 서로 다른 것들이 만나는 모습을 떠올려보면 좋아요.

천은 물감을 받아들이면서도 버티고, 물감은 그 틈을 지나며 모양을 바꿔요. 여기에 작가가 누르고 움직인 손의 흔적이 더해지죠.

그래서 가까이에서 볼수록 발견할 것이 많아요. 물감이 두껍게 맺힌 부분과 얇게 눌린 부분, 그 사이로 드러나는 천의 결을 살펴보세요. 조용한 화면 안에서도 재료가 만나며 생긴 움직임을 느낄 수 있어요.


④ 단색화의 거장은 밝은 색도 실험했어요

하종현의 작품을 흰색이나 흙빛 화면으로만 기억하는 분들도 있을 거예요. 하지만 그는 밝은 색채를 도입하고, 회화에 입체적인 요소를 더하는 실험도 이어갔어요.

〈이후 접합(Post-Conjunction)〉에서는 천으로 감싼 가느다란 나무 조각을 나란히 놓고, 그 사이로 물감이 밀려 나오도록 했죠.

마포의 틈을 통과하던 물감이 이번에는 나무 조각 사이에서 모습을 드러내는 거예요. 재료와 방법을 바꾸면서 ‘접합’의 가능성을 넓혀간 작업입니다.


⑤ 하종현의 작품 앞에서는 보는 거리도 바꿔보세요

2012년 국립현대미술관 회고전은 초기 실험부터 〈접합〉, 〈이후 접합〉까지 하종현의 작업을 조명했어요. 오랫동안 이어진 그의 관심은 재료와 제작 방식으로 회화의 가능성을 탐구하는 일이었죠.

작품 앞에서는 먼저 몇 걸음 떨어져 화면 전체를 보고, 다시 가까이 다가가 표면을 살펴보세요. 멀리서는 하나의 색면이던 그림이 가까이에서는 두께와 결을 가진 모습으로 다가올 거예요.

박서보의 반복된 선, 정상화의 뜯고 메우기, 윤형근의 스며드는 색, 그리고 하종현의 밀어낸 물감까지. 네 작가를 따라가다 보면 단색화는 비슷한 색의 그림이 아니라, 저마다 다른 방식으로 재료와 시간을 다룬 회화라는 사실을 발견하게 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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① 하종현은 캔버스 뒤에서 그림을 시작했어요② 거친 마대도 그림의 재료가 될 수 있었어요③ 대표작 ‘접합’은 재료가 만나는 과정을 보여줘요④ 단색화의 거장은 밝은 색도 실험했어요⑤ 하종현의 작품 앞에서는 보는 거리도 바꿔보세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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