가난한 예술가가 길거리에서 우연히 발견한 바비큐용 숯 한 포대, 그 숯이 훗날 뉴욕 록펠러센터 한복판에 세워질 한국 작가 최초의 조형물로 거듭날 줄 누가 알았을까요?
버려진 재료, 숯을 통해 세계 미술시장에서 가장 뜨거운 블루칩 작가로 우뚝 선 이배Lee Bae를 소개합니다.
이배 작가 생애: 파리에서 만난 운명적 재료, 숯
가난 속에서 피어난 검은 빛
1956년 경북 청도에서 태어난 이배 작가는 홍익대학교 회화과를 졸업한 뒤 중학교 미술교사로 재직했습니다. 그러던 1989년, 그는 예술가로 살겠다는 꿈 하나를 가지고 한국에서의 삶을 정리하고 프랑스 파리로 떠났습니다.
낯선 도시에서의 삶을 이어가던 어느 날 길가에 쌓여 있던 바비큐용 숯 포대가 그의 눈에 들어왔습니다. 화방이 아닌 철물점에서 발견한 숯이라는 저렴한 재료는 작가의 작품 세계를 송두리째 바꾸어놓았습니다.
숯은 삶과 소멸, 재생을 상징한다.
— 이배
대표 연작 탐구: 불로부터Issu du Feu의 검정 미학
불에서 태어난 예술, 생명력을 담다
이배 작가의 대표작 중 하나인 불로부터 Issu du Feu 시리즈는 그가 숯을 어떻게 바라보는지를 가장 잘 보여주는 작품입니다.
이배가 숯을 다루는 과정은 하나의 의식과도 같습니다. 1,000도가 넘는 고온의 가마에서 15일간 숯을 굽고 다시 15일간 식히며 순수한 탄소만 남긴 후 다듬고 다듬어 마침내 세상의 모든 색과 빛을 흡수한 칠흑같은 검은색을 만들어내는 것이죠.
상징적으로는 ‘숯’은 세상에 존재하는 모든 물건의 마지막 모습이에요. 현실성과 일상성을 모두 벗어버린 순수성을 지닌 물건이죠. 죽은 물건이 아니고 불을 붙이면 다시 불이 붙는, 에너지가 있는 물건이에요. 결국 제게 ‘숯’은 생성과 소멸을 반복하는 생명의 에너지를 의미해요.
— 이배
불에 타 사라진 나무가 숯이 되고 그 숯은 역설적이게도 세상 모든 색깔을 응축한 새까만 검은색이 됩니다. 이 독특한 ‘검정의 미학’은 전세계인을 매료했습니다.
단색화 이후 세대를 대표하는 ‘생명의 검정’
전세계가 격변하던 1990년대, 이배 작가는 자신만의 회화 세계를 구축했습니다. 단색화 열풍 속에서 그의 ‘검정’은 단순한 절제가 아닌 생명과 에너지를 응축한다는 점에서 여타 작품들과 차별화되었죠.
시장 가치 분석: 세계가 주목하는 뜨거운 블루칩
5년 만에 작품 거래량 500% ↑
30여년 이상 꾸준히 숯을 주제로 자신만의 미학을 펼쳐 온 이배 작가는 2021년부터 아트프라이스 등 글로벌 미술시장 분석 기관에서 발표하는 주요 작가 순위에 이름을 올리기 시작했고 지난 5년 사이 작품 거래량은 500% 이상 증가하며 높은 시장성을 입증하고 있습니다.
한국 작가 최초의 록펠러 센터 입성
이배 작가의 국제적 위상은 2023년 여름, 또 한 번 확장됩니다. 바로 뉴욕을 상징하는 록펠러센터 채널 가든에 7미터에 달하는 그의 거대한 숯 조형물이 설치된 것입니다. 한국 작가로서는 최초였습니다.
공교롭게도 작품이 공개되던 날, 당시 캐나다에서 발생한 대형 산불 연기가 뉴욕 시내를 뒤덮었습니다. 불과 소멸, 그리고 재생이라는 작품의 메시지는 극적으로 시각화되며 더욱 큰 화제를 모을 수 있었죠.
30여년 전 길거리에서 발견한 한 포대의 숯을 한국 현대미술을 상징하는 재료로 격상시킨 그는, 여전히 파리를 거점으로 생활하며 숯, 밀랍, 먹 등 동양적 재료를 통해 동양의 정신을 보편적 언어로 풀어내는 작업을 이어가고 있습니다.
숯이라는 독창적 재료와 철학적 깊이를 바탕으로 이배 작가는 단색화를 넘어 차세대 블루칩 아티스트로 미술시장에서 독보적 입지를 다지고 있습니다.
본 콘텐츠의 저작권은 와이펀드(Y Fund)에 있으며,
인용된 모든 자료와 이미지의 저작권은 원저작자에게 귀속됩니다.
인용된 자료의 게시 중단 또는 수정이 필요하신 경우
info@yfund.co.kr로 연락 주시면 신속히 조치하겠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