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Y OPINION] 기술은 금융을 어디까지 확장하는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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Jun 02, 2025
[Y OPINION] 기술은 금융을 어디까지 확장하는가

핀테크는 Finance와 Technology, 금융과 기술의 융합을 의미한다. 금융은 본질적으로 모든 ‘거래’의 집합이다. 그리고 ‘거래’의 모든 속성은 21세기 들어 기술을 통해 완전히 탈바꿈했다. 이제 역설적이게도 금융에 가장 먼저 도달하는 것은 돈도 사람도 아닌 기술이다. 모바일 뱅킹, 간편 결제, P2P 대출처럼 기술이 금융의 외형을 바꿔온 지난 10년을 지나 이제는 금융의 구조 자체를 바꾸는 기술이 본격적으로 실험되고 있다.

대표적인 예가 블록체인과 생성형 AI이다. 블록체인은 탈중앙화와 스마트 계약을 통해 거래의 신뢰성과 자동화를 동시에 확보하게 하고 생성형 AI는 금융 문서 작성, 고객 응대, 투자 예측 등에서 고도화된 자동화와 분석 효율성을 만들어낸다.

블록체인은 특히 보안성과 투명성 강화 측면에서 실질적인 사례를 만들고 있다. 예를 들어 개인 지갑 기반의 신원 인증 시스템이나 투자 계약의 이력 기록, 디지털 자산 소유권 추적 등에 활용되며 기존의 중앙화된 보안 체계를 보완하고 위변조 가능성을 낮추는 방식으로 쓰인다.

이처럼 기술이 바꾸는 것은 단순히 금융의 ‘속도’가 아니다. 신용 평가 모델만 보더라도 과거에는 금융기관이 보유한 수치 정보만을 기반으로 판단하던 것을, 이제는 소비자 행동 데이터, 온라인 활동, 심지어 비정형 콘텐츠 생산 이력까지 포함하여 정성적인 신호를 정량화하려는 시도가 이어지고 있다. 이때 생성형 AI는 방대한 비정형 데이터를 요약, 분류, 추론 가능한 정보로 전환하는 역할을 맡는다.

이러한 흐름은 금융의 외곽에도 영향을 미친다. 예컨대 미술품 같은 비정형 자산 역시 데이터화가 가능해지며 금융화가 이뤄지고 있다. 작가의 전시 이력, 과거 경매가, 소장 이력, 작품 유사도 등이 데이터화되면 이를 기반으로 AI가 유사 작품군과 시장 반응을 분석해 가치 예측 모델을 만들 수 있다. 블록체인을 통해 작품의 소유 이력과 위작 여부를 추적하는 것도 충분히 가능한 영역이다. 미술품을 담보로 한 금융 모델이 미국, 유럽 시장에서 그 범주를 넓혀가고 있는 것도 기술 덕이다.

이처럼 기술은 금융을 빠르고, 쉽고, 안전하게 바꾼다. 모바일로 주식을 거래하고 AI의 추천으로 대출을 비교하며 블록체인으로 위변조 리스크를 줄이는 시대다. 하지만 결국 기술이 바꾼 것은 금융이 이뤄지는 방식이 아니라 금융의 영토를 확장시킨 것이다. 

시장 밖에 있던 자산, 정량화하기 어려웠던 가치, 평가하기 모호했던 활동들이 기술을 통해 금융의 언어로 환산되고 있다. 금융이라 부르지 않았던 대상을 금융의 테이블 위로 올리는 것, 그것이 핀테크가 세상을 바꾸는 방식이다.

이유강 와이펀드 대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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