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술품 담보대출, 그건 절대 안 통해” 처음 미술품을 담보로 금융상품을 만든다고 했을 때 돌아온 반응은 회의적이었다. 미술 시장은 매우 폐쇄적일뿐더러 예술과 금융은 양립이 불가능한 세계라는 인식이 강했다. 작품은 감상의 대상이지 자산으로는 성립되지 않는다는 보수적인 시선도 많았다. 해외에서는 단일 작품이 100억, 1000억에 거래되며 투자 자산이자 가치 저장 수단으로 견고한 위치를 점하고 있는데도 말이다.
보수적 시장이라는 것은 체면이 중요한 시장이라는 뜻이다. 대출을 부끄러운 것으로 여기기 때문에 미술품을 담보로 자금을 조달하려는 시도는 대부분 음지에서 암암리에 진행되었다. 작품을 맡기면서도 ‘혹시 내가 이걸로 돈 빌리는 걸 누가 알면 어쩌지’하는 조심스러움이 깔려 있던 것이다.
하지만 와이펀드는 바로 그 지점에서 기회를 포착했다. 아무도 시도하지 않았던 미술품 담보 금융에 필요한 제도적 장치를 마련하고 ‘건강한 유동성 공급’이라는 새로운 시선으로 접근했다. 안될 거라는 의견이 많았지만, 실제 시장은 달랐다. 회사가 출시한 아트테크 상품은 1년여만에 업계 상위권에 안착했고 지금도 미술품 소장자, 전문 컬렉터와 갤러리 운영자, 업계 종사자들의 담보 대출과 투자, 작품 구매 문의가 끊임없이 이어지고 있다.
그리고 최근 서울 신라호텔에서 열린 ‘언노운바이브 아트페어’ 현장에서는 기대 이상의 열기를 체감했다. 이 행사에 금융사로서는 이례적으로 메인 후원사로 참여해 객실 부스를 직접 운영하며 작품 전시와 펀딩 연계를 선보였다. 단순히 브랜드 노출을 넘어 금융이 미술 시장 안에서 실질적인 흐름을 만들어내고 있다는 것을 보여주기 위한 시도였다.
그 결과는 놀라웠다. 3일간 일평균 5000여명의 관객이 몰린 가운데 객실에는 미술품이 투자 상품으로 연결되는 과정을 직접 눈으로 확인하고자 하는 방문객의 발길이 끊이지 않았다. “작품이 담보가 된다고요?”“이걸 보고 투자할 수 있는 건가요?” 질문이 이어지며 감상의 대상이었던 작품이 쉽고 안정적인 투자처로 전환되는 지점을 몸소 목격한 방문객들은 미술 금융에 한 발 가까워졌다.
그동안 미술 금융은 낯설고 생소한 개념이었지만, 정작 그 구조는 매우 직관적이다. 작품 감정 à담보 가치 산정 à대출 실행 à펀딩을 통한 투자 상품화. 이 모든 흐름은 시장의 유동성을 증대하고 그동안 보이지 않던 자산의 가치를 현실화하는 방법이기도 하다.
현재 와이펀드는 제도권 금융사 중 유일하게 미술품담보대출을 본격적으로 운영하고 있으며 대출 잔액은 70억원을 돌파했다. 수치는 단순 실적 이상의 의미를 지닌다. 제도권 금융이 미술 시장 안으로 걸어 들어가 시장의 음지성을 걷어내고, 작가와 갤러리, 컬렉터들이‘투명한 금융’을 경험하게 만들고 있다는 증거이기 때문이다.
우리는 이번 아트페어에서, 미술금융이라는 이름의 가능성을 ‘현장’에서 ‘사람들’을 통해 ‘작품’을 매개로 생생하게 확인했다. 그것은 단순한 수치를 넘어 미술이 어떻게 자산이 될 수 있는지를 보여주는 살아있는 사례였다. 앞으로도 미술 금융의 언어를 일상적으로 바꾸고 시장이 쉽게 접근할 수 있는 형태로 다듬어갈 것이다. 예술이라는 영역이 감상에 그치지 않고 자산을 넘어 자본으로 확장되는 시대. 우리는 지금 그 전환의 한가운데 서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