STO(증권형 토큰 발행) 법제화가 초읽기에 들어섰다. 블록체인의 핵심 기술인 분산원장을 기반으로, 자산을 증권화해 유통할 수 있는 STO는 기존 금융 구조에 혁신적인 변화를 예고하고 있다. 특히 부동산, 미술품부터 지적재산권까지 유형과 무형을 넘나드는 다양한 자산을 ‘토큰화’할 수 있다는 점에서 투자자들의 관심도 높아지고 있다.
STO가 주목받는 이유는 명확하다. 기존의 복잡한 금융 시스템을 디지털화하고, 이를 통해 자산 유동성을 크게 높일 수 있기 때문이다. 미술품이나 부동산과 같은 고가의 자산을 토큰으로 쪼개 소액 단위로 투자할 수 있는 길이 열리고, 이를 유통하며 투명성을 확보할 수 있게 되는 것이다. 이는 기존 투자 방식의 진입장벽을 허물고, 더 많은 개인 투자자들의 투자 기회를 다각화한다는 점에서 긍정적으로 평가받는다.
이러한 변화는 조각투자라는 형태로 연결된다. 몇 년 전 ‘아트테크’의 활황과 함께 등장한 미술품 조각투자 또한 STO 제도화로 반등을 노리고 있다. 하지만 토큰증권과 이를 활용한 조각투자는 반드시 양면성을 지닌다는 점을 간과해서는 안 된다. 투자자 입장에서는 수익률과 투자기간에 대한 불확실성이 자칫 치명적인 결과를 초래할 수 있기 때문이다.
조각투자는 일반적으로 정해진 만기일이 없어 자금이 무기한 묶일 가능성이 있다. 특정 자산의 가치가 크게 상승할 가능성도 있지만 그 반대의 경우 투자금 회수조차 어려울 수 있기 때문이다. 하이리스크-하이리턴의 대명사인 주식이나 가상화폐와 같은 투자처보다도 더욱 불확실성이 큰 측면이 있다.
그와 비교해 실물 자산을 기반으로 한 금융화는 더 안정적이고 명확하다는 점에서 대안을 제시한다. 특히 미술품 채권화는 실물 자산의 가치를 기반으로 하면서도, 투자자들에게 더 높은 유동성과 예측 가능성을 제공한다는 점에서 차별화된다.
미술품이라는 대체자산은 고유의 희소성과 가치를 바탕으로 가치 평가가 가능하며 이를 기반으로 담보 대출이나 채권의 형태로 전환이 가능하다. 이러한 방식은 단순히 자산을 소유하는 데 그치지 않고, 자산을 활용해 유동성을 창출하는 동시에 투자 기간과 수익 구조를 명확히 설계할 수 있다는 점에서 투자자들에게 신뢰를 준다.
즉 조각투자가 자산의 일부를 소유하는 데 초점을 맞춘다면, 미술품의 채권화는 자산을 효율적으로 운용하고 투자자들에게 실질적인 수익 흐름을 제공하는 데 목적을 둔다. 이는 미술품이 단순한 예술적 소유물을 넘어 금융의 범주를 확장한 ‘대체자산’으로 자리할 수 있음을 보여준다.
결국 경제적 불확실성이 커지는 상황에서 투자자들은 자산의 특성과 구조를 이해하고 선택할 수 있어야 한다. 조각투자는 높은 잠재 수익을 기대할 수 있지만 그만큼의 불확실성을 수반하는 한편, 채권화된 실물 자산은 수익률이 고정된 대신 안정성과 예측 가능성이 높다.
토큰증권 시대가 도래하면서 투자 시장은 이전보다 더욱 다양하게 분화될 조짐이 보이지만 어떤 투자 방식도 모든 이들에게 적합할 수는 없다. 조각투자가 새로운 투자 형태로 주목받는다 한들, 안정적인 ‘머니 파이프라인’을 원하는 투자자에게는 불확실성과 리스크 관리 측면에서 신중한 접근이 필요하다.
안정적인 수익 구조를 추구하는 성향의 투자자라면, 보다 명확한 수익 예측이 가능한 투자 방식을 선택하며 투자 시장의 새로운 흐름을 관찰하는 것도 전략적인 선택일 수 있다.
‘머니 파이프라인’의 본질은 예측 가능한 현금 흐름과 안정성에 있다. 변혁이 가속하는 시대일수록 투자자 스스로의 성향과 목표에 맞는 파이프라인을 선택하는 것이 가장 중요한 일이 될 것이다.